• 목록

"없네요ㅡ TV나 보고 계시죠. 다 되면 부를 "없네요ㅡ TV나 보고 계시죠. 다 되면 부를 테니까."저녁 식사를 끝내고 나니 그는 만족스러운 듯 입맛을 다시고 있었다. 분명 방학 동안 그녀와 함께 지내기 위해서 도쿄까지 먼 걸음을 단숨에 이어온 그. 방학인 두 달 동안 그녀 곁에서 떠나기 싫다며 있는 마츠카와지만, 그녀는 그런 그와 함께 놀아 줄 시간이 고작해봐야 저녁시간이나 주말이 전부다. 평일에는 회사를 가야 하는 몸이었기에 쉽사리 함께하는 시간을 만들지는 못한다. 그렇기에 있는 동안에 먹고 싶은 걸 해주고 싶고, 조금 더 애틋하게 지내고 싶은 마음이 가득하다. 거기다가 지금처럼 행복한 표정을 짓고 있는 그를 보면 절로 함께 행복해지는 기분이기도 하고."역시 내가 동안이어서 그런 걸까나ㅡ"이렇게 말은 하고 있지만 연하라는 이름과는 다르게 자연스럽게 다가와 입을 맞추는 그의 모습이 싫지만은 않다. 그녀에게 있어서는 솔직하고, 저돌적이며, 연하답지 않은 맛이 존재하는 그. 연상이 아닌 연하이기에 이 모든 것들이 설레간다. 하지만 그중 가장 설렌다고 하는 것은 앞선 이야기들에 있는 것들과는 조금 다르고, 간단한 것이다."네가 먼저 도발한 거야, (-)."'이거.. 있는 것 같은데.'상가에서 물건을 다 사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 그녀는 옆에서 짐을 들고 있는 그에게 시선을 고정했다. 생긴 건 청소년 관람불가 영화 속에 나오는 남주인공처럼 생기고 하는 짓 마저도 심상치가 않은 남자. 한 번은 너무 의심이 되던 행동과 외모에 지갑 속 숨어 있는 신분증을 보여달라 했지만, 역시나가 역시나라고 해야 할까. 떡하니 적혀 있는 숫자는 분명 그녀 자신보다 2살은 더 어렸다. 하아ㅡ 본인 입으로는 고등학생 때도 학생으로 보지 않아줘서 고민이었다던데 그 이유를 대충 알 것 같네. 빤히 쳐다보는 그녀의 눈길에 그는 슬쩍 눈꼬리를 올리며 웃음을 짓더니 어느새 그녀의 코앞까지 얼굴을 들이밀더고 쪽, 작게 입술을 마주하다가 떼어냈다.능글거리며 그녀의 어깨에 툭, 제 어깨를 붙이는 그. 그녀는 그런 그의 행동과 말에 입술을 삐죽 내밀고 올려다봤다. 진짜 연하인 거 거짓말 아냐? 생긴 건 전혀 동생 같지 않게 생겼으면서 가끔가다가 자기가 질것 같으면 누나라고 부르는 이 녀석. 얄미워. 그는 삐죽 삐져나온 그녀의 입술을 바라보더니 손가락으로 한 번 톡, 건드려내고는 그 야릇한 얼굴에 미소를 걸쳐갔다.도대체 그녀가 무슨 짓을 꾸미는지 도통 모르는 그는 그저 고개를 갸웃거렸다. 깜짝 놀랄만한 거라니. 서랍장 안쪽에 뿅 망치 같은 거라도 숨겨놨나. 그는 조금 어린아이 같은 생각을 하고는 무언가를 품에 끌어안고 화장실로 쪼르르 들어가는 그녀의 뒷모습을 바라봤다. 쾅, 하고 닫힌 화장실 문에서는 그 어떠한 소리도 나지 않고 시간은 평소 그녀가 화장실에 있는 시간보다 훨씬 길다. 시간이 오래 걸리는데 뭔가 재밌는 일을 꾸미는 걸까. 그는 궁금증이 밀려와 도저히 화장실 문에서 눈을 떼지 못하고 있었다. 그리고 이윽고 열리는 문. 그 문안에서 나타난 그녀에 순식간에 귀까지 붉어진 얼굴로 그녀를 멍하니 바라보고 있었다. 고운 꽃무늬가 들어간 검은색 망사 소재로 되어 있어, 엉덩이를 살짝 덮을 길이의 슬립은 가운데 리본을 풀어버리면 아슬하게 가려져 있는 몸을 훤히 보여줄 것만 같았다. 거기에 마치 당장에라도 유혹을 하는 듯이 아슬아슬하게 가려버린 검은색 팬티. 아아, 그녀의 보드라운 흰색 살결 위에 얹어진 저 요망한 검은 옷 쪼가리가 왜 이리 강렬한 이미지를 주는 것인지. 당황한 그는 뻐끔거리며 그 어떠한 말도 하지 못하고 있었다. 후후, 계획 대로네. 잔뜩 당황한 모습을 보아하니 확실히 아직 어리기는 어려. 그녀는 내심 뿌듯함에 입꼬리를 끌어올려갔다. 오늘은 내가 리드할 수 있는 기회를 달라고, 잇세이. 부끄러울 법도 한 상황이었지만 그녀는 살랑거리며 단숨에 그의 앞에 다가와 새빨개진 얼굴로 그 어떠한 움직임도 없는 그를 밀어 넘겨갔다."풋.. 그럼 자기가 연하할래?"[D-day 200일]"그거야 빤히 쳐다보니까? 자기가 쳐다보는 거 못 참겠다고.""진짜 머릿속이 음탕해!" "없네요ㅡ TV나 보고 계시죠. 다 되면 부를